- 망설망설 -
혼자가 좋다.
왜?
침묵이..
어색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없어도.
꽉차는.
그런 때가
난 참 좋다.
그게 여행하는..
이윤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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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절 내내 뒹굴거렸다.
차가 수리된다는 기별이 와야 뭘 해도 할 것 같아서.
마침내 부품이 도착했다는 전화가 오고..
수리가 되는 대로 연락주겠다는 마침점을 받고서야..
주섬주섬 등을 일으켜 세운다.
지도를 펴 본다.
그리곤 갑자기 절터에 펜끝이 닿는다.
분황사.황룡사지....
수학여행 다녀온 이후...한번도 찾지 않았던.
삐뚤빼똘...길에다 표시를 하고...동서남북 방향을 찾아 다시 동그라미를 친 다음...
삼각대와 카메라..주머니에 삼만원을 넣고...나선다.
대릉원과 반월성 안압지를 지나....작은 논바닥길을 들어서니...멀리..
분황사와 황룡사지가 보인다.
기웃...넘어가는 해...살구빛에 물들어가는 오후 풍경.
분황사.
원래는 9층이었던 모전석탑.소실된 것을 3층으로 복원...
뭐 이런 설명이 깃들여진 안내서.
한바퀴..또 한바퀴..또 한바퀴..돌탑을 돌고 돌고..또 돌고...
내가 좋아하고...아끼는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을 생각하며...
몇번을 돌았는지...
흠씬 땀이 고이고....잠시 올라다본 탑선.
어른 두손바닥만한 돌들이 납작납작....모두 돌을 모내서 만든 것이라하니..놀랍다.
완벽한 비례하며...아후...정성이...온몸으로 느껴져 조금 떨리기까지.
다시 너른 터 황룡사지 터를 밟는다.
아무것도 없다.그저 너른 벌판밖에.
가장자리 터를 따라 한바퀴 크게 돌고..
다시 군데군데 절집터를 따라 동글동글 돌고..
잠시 앉아 사온 커피를 한잔 마시고...나니..
어느새 꼴까닥 넘어간 저녁해.
띠리리 전화가 울린다.
차 다 되었는데요.지금 오실수 있습니꺼.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데..어쩌지요?
오데신데요?
분황사쯤인데...
포항방향으로 오시다 황성동인데요..
몰라요 나.내일 아침 일찍 가면 안될까요?
그람 9시에 오시지얘.
그래요.내일갈께요.
뚝.
그렇게 오늘 오후는 내내...
지는 해를 등뒤로 가슴으로 받고...걸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무 생각없이.
좋다 나쁘다 싫다 옳다 밉다 곱다 ...뭐 그런 감정....다 버리고.
아마도 진이 빠질대로 빠진듯.
*^^*
돌아오는 길...
편의점에 들러...생맥주 찾았더니...삿포로....가 보인다.
그거랑..내가 가장 좋아하는 꿈틀이,소라과자,오징어짬뽕컵라면을 들고 ...
숙소로 돌아와...냠냠짭짭....창밖을 보니 이젠 깜장하늘.
문득....
언젠가 메모해두었던 말이 하나 생각났다.
넘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설 수 있는 게지.
아직은 설 때가 아니다.
넘어질 때인지도 몰라.
내일은 또...
어떤 부침으로 하루가 흐를까?
그저 씨익 웃는 거야..
무릎 탈탈 털고..
넘어지면 또 서고..
비틀거리더라도 용기 잃지 말자구.
포기하지 말자구.
일어서는 법을 알아야..
넘어져도 힘들지 않은 게지.
에에에에...
말도 안되는 자기 위로.변명..
내 주 특기...
*^^*
암튼 내일은 아침 9시 땡 차를 찾아서...
중부내륙을 탈까...중부고속국도를 탈까...
지도를 펴고 시간을 점쳐보며 망설망설...
귀일산 도착시간을 6시로 잡고보니..
참 어중간한...라인.
아...모르겠다.
내일 아침...일어나 마음 가는 대로..
그냥 가자구....
가버리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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